법인명의대여, 이름만 빌려줬는데 보이스피싱·세금 문제까지 책임질까?
법인명의대여,
“이름만 빌려줬다”면 책임이 없을까?
“지인이 사업을 한다고 해서 법인만 사용하게 해줬습니다.”
“실제 돈을 가져간 사람은 따로 있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실제 사업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본인은 법인의 대표자나 명의자로만 남아 있는 구조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법인 명의와 함께 사업자등록, 법인계좌, 체크카드, 인증서 등을 넘겨줬다가 해당 법인이 보이스피싱이나 투자사기,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에 이용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합니다.
이때 “실제 운영자는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에서 곧바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등기상 대표자였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모든 범죄에 자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법인명의대여죄’라는 하나의 범죄는 없습니다
법인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게 했다는 사실 자체에 하나의 동일한 죄명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빌려줬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법인의 상호나 사업자 명의만 사용하게 했는지
법인계좌와 체크카드·OTP 등을 함께 넘겼는지
세금계산서 발행 권한까지 맡겼는지
법인 인감이나 인증서 등 실질적인 운영수단까지 제공했는지
이후 상대방이 그 법인을 어떤 목적으로 이용했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그 목적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를 따져 적용 법률을 결정하게 됩니다.
법인계좌까지 넘겼다면 전자금융거래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인 명의만 제공한 사건과 법인계좌의 금융수단까지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사건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주고받거나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 또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인계좌와 함께 넘긴 것이 중요합니다
체크카드, 인증수단, 이용자번호, 비밀번호 등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를 대가를 받고 대여했거나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했다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러한 접근매체 불법 대여 등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인 명의가 사기에 쓰였다면 ‘알고 빌려줬는지’가 핵심입니다
법인계좌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받거나 투자사기 대금을 수취하는 데 사용됐다고 해서 명의제공자가 자동으로 사기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방조가 문제되려면 상대방의 범행을 도와준 행위뿐 아니라 그 행위가 사기범행을 용이하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확히 무슨 사기인지 몰랐다”만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수사에서는 법인을 넘겨달라는 제안이 비정상적이었는지, 명의대여 대가를 받았는지, 계좌에 낯선 돈이 반복적으로 들어온 사실을 알았는지, 상대방의 설명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인식과 이를 돕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실제 사건에서는 명의를 빌려줄 당시의 인식이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사업자등록 명의까지 빌려줬다면 세금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법인이나 사업자등록 명의를 이용해 실제 사업을 운영한 사건이라면 조세 관련 책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세범 처벌법은 조세를 회피하거나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거나, 자신의 명의를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허락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이용한 경우
조세 회피 또는 강제집행 면탈 목적이 인정된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명의 이용을 허락한 경우
같은 목적을 알고 사업자등록 명의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명의를 빌려줬다는 사실만으로 위 조항이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법에서 정한 조세 회피 또는 강제집행 면탈 목적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법인으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 사건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법인 명의를 빌린 사람이 실제 거래 없이 해당 법인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발급받았다면 단순 명의대여 문제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물거래 없는 세금계산서
조세범 처벌법은 재화나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는 행위 등에 대해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경우 수사에서는 법인의 대표자가 세금계산서 발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인증서나 인감을 누구에게 넘겼는지, 실제 거래가 존재했는지, 매출대금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나는 법인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하기보다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과정에 본인이 어느 정도 관여하거나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형사처벌이 없어도 거래대금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법인명의대여는 형사사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법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성명이나 상호를 이용해 영업하는 것을 허락했고, 거래 상대방이 명의제공자를 실제 영업주로 오인해 거래했다면 일정한 경우 명의대여자에게도 연대책임이 발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 무혐의 = 모든 책임 종료는 아닙니다
범죄 가담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실제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민사상 채무나 손해배상 문제가 별도로 남을 수 있습니다.
수사를 받게 됐다면 ‘실제 운영자’를 입증하는 자료부터 모아야 합니다
법인명의대여 사건에서는 서류상 대표자와 실제 운영자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가 법인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시하고 관리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 전에 확인할 자료
✔ 법인 명의를 빌려달라고 요청받은 문자·메신저
✔ 명의를 제공한 이유와 대가 지급 여부
✔ 법인계좌의 입출금 내역
✔ 체크카드·OTP·인증서를 실제 관리한 사람
✔ 계약과 세금계산서 발행을 지시한 사람
✔ 법인 자금이 최종적으로 귀속된 곳
✔ 범죄 가능성을 알게 된 시점과 이후의 조치
법인 등기부만 보면 본인이 모든 업무를 맡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실제 업무와 자금 흐름을 자료를 통해 분리해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몰랐다”는 진술만 반복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법인명의대여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진술은 “불법에 이용할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범죄 목적을 알지 못했다면 그 점은 중요한 쟁점이지만, 수사기관은 단순한 말보다 명의를 넘겨준 경위와 당시의 객관적인 정황을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이런 정황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인을 통째로 넘기는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 금융수단까지 제공했는지, 사용 목적에 관한 설명이 불분명했는지, 이상거래를 확인하고도 계속 사용하도록 두었는지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법인명의대여는 ‘누가 실제 범행을 했는지’만 보는 사건이 아닙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직접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법인계좌나 금융수단을 제공한 경위에 따라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범죄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정상적인 사업 목적으로 법인 명의를 제공한 사건이라면 실제 운영관계와 당시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를 통해 범죄 가담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오현 경제범죄대응TF팀은 법인 운영자료와 계좌 흐름, 명의 제공 경위, 실제 운영자의 역할과 범죄 인식 여부를 확인하여 법인명의대여 사건에서 문제되는 책임 범위를 검토합니다.